01. 화성과 종지, 프레이즈의 끝
프레이즈 안의 화음은 안정된 자리에서 벗어나 긴장을 키운 뒤 도착점으로 향함. 선율·리듬·짜임새도 방향을 보태지만, 공통관습시대 서양음악에서는 화음 기능의 차례가 흐름을 크게 좌우함. 기능이 어디서 바뀌는지 들으면 프레이즈의 진행과 끝도 함께 잡힘.
조 안의 화음은 안정과 긴장의 정도에 따라 세 기능으로 나눔.
- 으뜸 기능(T): I 또는 i가 맡으며 조의 중심에 머무는 안정감을 줌.
- 버금딸림·딸림앞 기능(PD): 으뜸 기능에서 벗어나 딸림 기능으로 향함.
- 강한 PD: IV와 ii, 단조에서는 iv와 ii°
- 약한 PD: iii와 vi, 단조에서는 VII·III·VI. 대개 더 강한 PD로 이어짐.
- 딸림 기능(D): V와 vii°가 맡으며 긴장을 높여 I 또는 i의 귀환을 재촉함.
프레이즈 모델
Section titled “프레이즈 모델”프레이즈가 출발한 뒤 목표를 향하려면 적어도 으뜸 기능과 딸림 기능이 필요함. 그 사이에 PD가 들어가면 딸림으로 향하는 힘과 종결감이 더 커짐.
T → D가 최소 배열이고, T → PD → D → T가 더 흔함. 마지막 T는 생략할 수 있음. 기능은 대체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나아가며 거꾸로 돌아가는 진행은 예외로 다룸.
종지와 프레이즈의 끝
Section titled “종지와 프레이즈의 끝”문장이 쉼표나 마침표에서 잠시 멈추듯 프레이즈도 선율과 화성의 도착점에서 멈춤. 이때 끝을 만드는 선율·화성의 배열을 종지라고 함. 종지는 프레이즈의 경계를 알려 주고 조성도 분명하게 만드므로, 곡을 분석할 때 먼저 종지 후보를 듣는 편이 효율적임.
Joseph Boulogne의 《L’amant anonyme》 중 〈Ballet No. 6〉에서는 1–4마디가 V에서 멈추고, 5–8마디가 V–I로 닫힘. 앞 프레이즈는 끝을 미룬 채 다음을 기다리지만 뒤 프레이즈는 분명하게 끝남.
프레이즈 끝에서 V–I, 단조에서는 V–i가 나오면 정격종지(AC)로 판단함.
완전정격종지 PAC
Section titled “완전정격종지 PAC”다음 두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함.
- V와 I가 모두 기본위치임
- 마지막 I 위의 소프라노가 으뜸음임
베이스와 소프라노가 가장 강한 종결음을 함께 만들기 때문에 종지감이 가장 큼.
불완전정격종지 IAC
Section titled “불완전정격종지 IAC”V–I로 끝나지만 PAC의 두 조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IAC로 판단함.
- 마지막 I 위의 소프라노가 3음이나 5음에 놓임
- V나 I 가운데 하나 이상을 전위함
Fanny Hensel의 〈Ferne〉 Op. 9 No. 2에서는 기본위치 V–i가 나오지만 마지막 소프라노가 3음에 놓이므로 IAC로 판단함.
프레이즈가 V에서 멈추면 반종지(HC)로 판단함. V 앞에는 여러 화음이 올 수 있으므로 x–V로 나타냄. 으뜸으로 돌아오지 않고 딸림의 긴장을 남겨 다음 프레이즈를 기다리게 함. 성부 진행의 기초 단계에서는 I와 V, 단조에서는 i와 V만으로 정격종지와 반종지를 먼저 연습함.
종지의 강도
Section titled “종지의 강도”종지감은 반종지 → 불완전정격종지 → 완전정격종지 순서로 강해짐. HC는 V의 긴장을 남기고, PAC는 기본위치 V–I와 소프라노의 으뜸음이 겹쳐 가장 강하게 닫힘. IAC는 화음의 전위와 소프라노 음에 따라 두 종지 사이의 여러 강도를 만듦.
예시 3의 IAC는 기본위치 V–i, 소프라노의 3음, 긴 음가, 뒤따르는 쉼, 가사 문장의 끝이 한곳에 겹침. 뒤에 새 프레이즈도 시작하므로 비교적 강한 IAC로 들림.
Schubert 피아노 소나타 D. 845 3악장의 V6–I는 빠르게 지나가고 뒤의 재료도 앞 프레이즈를 계속 잇는 것처럼 들림. 이 지점을 IAC로 들을 수도 있고 프레이즈 내부의 진행으로 들을 수도 있으므로 연주 해석도 달라질 수 있음.
V–I 모양만 보고 언제나 종지로 판단하면 프레이즈 중간까지 잘못 끊기 쉬움. Beethoven 피아노 소나타 Op. 2 No. 3 1악장 8마디에는 IAC처럼 보이는 진행이 나오지만, 9마디부터 5마디의 재료를 다시 시작해 더 강한 종지를 향함. 8마디의 도착은 종지가 성립하기 전에 음악이 다시 출발한 종지 회피로 봄.
종지 듣는 순서
Section titled “종지 듣는 순서”- 음악을 들으며 쉼·목표·종결처럼 느껴지는 지점을 표시함. 처음에는 종지를 지나치게 많이 잡기 쉬움. 템포가 매우 느리지 않다면 두 마디짜리 프레이즈는 흔하지 않음.
- 후보 지점의 화음을 확인함.
- x–V이면 HC 후보
- V–I이면 AC 후보
- 두 화음이 기본위치이고 마지막 소프라노가 으뜸음이면 PAC 후보
- 마지막 소프라노가 3음·5음이거나 V·I 가운데 하나가 전위되면 IAC 후보
- x–V와 V–I가 아니면 끝처럼 들려도 여기서 다루는 종지는 아님
- 후보 뒤의 음악을 다시 들음. 새 프레이즈가 시작하거나 방금 끝난 프레이즈의 처음이 돌아오면 종지 판단이 강해짐. 앞 프레이즈의 중간 재료가 계속되면 종지 회피일 가능성이 큼.
정격종지 쓰기: 3화음만 쓸 때
Section titled “정격종지 쓰기: 3화음만 쓸 때”완전정격종지(PAC)와 불완전정격종지(IAC)는 다음 순서로 씀. 예제 7–10에서 각 단계를 장조와 단조로 확인할 수 있음.
- 조표를 보고 조성을 정함.
- 베이스에 솔–도 를 먼저 씀.
- 소프라노를 정함. PAC는 레–도 또는 시–도 , IAC는 레–미 또는 솔–솔 을 씀.
- 베이스와 소프라노에 이미 들어간 음을 확인한 뒤, 화음을 채우는 데 필요한 음과 중복할 음을 정해 안성부를 채움. 근음위치 3화음에서는 베이스를 중복하는 경우가 많음.
- 단조의 V에는 테가 아니라 이끈음 시 를 써서 장3화음으로 만듦.
예제 7. 장조에서 PAC 쓰기.
예제 8. 단조에서 PAC 쓰기.
예제 9. 장조에서 IAC 쓰기.
예제 10. 단조에서 IAC 쓰기.
반종지 쓰기: I와 V만 쓸 때
Section titled “반종지 쓰기: I와 V만 쓸 때”반종지(HC)는 다음 순서로 씀. 여기서는 I와 V만 쓰지만, 뒤 장에서는 V 앞에 다른 화음이 더 흔히 놓인다는 점을 살펴봄.
- 조표를 보고 조성을 정함.
- 베이스에 도–솔 을 씀.
- 소프라노에 도–시 또는 미–레 를 씀. 솔–솔 도 가능하지만 흔하지 않음.
- 이미 들어간 음, 화음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음, 중복할 음을 차례로 확인해 안성부를 채움. 근음위치 3화음에서는 베이스를 중복하는 경우가 많음.
- 단조의 V에는 이끈음 시 를 써서 장3화음으로 만듦.
예제 11. 장조에서 HC 쓰기.
예제 12. 단조에서 HC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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