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앉는자세와 균형
많은 사람이 몸의 가운데를 허리라고 생각함. 그래서 자세를 세우려고 할 때 허리를 세우거나 엉덩이에 힘을주게 됨. 그런데 실제로 상체와 하체를 이어 주는 큰 중심 관절은 고관절임. 고관절은 허리보다 훨씬 아래, 다리가 몸통에 연결되는 곳으로 생각보다 낮고, 생각보다 바깥쪽에 있음.
고관절은 다리 움직임의 시작점으로, 다리를 앞뒤로 움직이고, 옆으로 벌리거나 안쪽으로 모으는 축임.그래서 고관절의 위치를 정확히 느끼지 못하면, 다리를 움직일 때 허리나 엉덩이 근육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감.
몸을 세우는 중심을 허리라고 생각하고 균형을 잡으면 허리가 굳으면서 엉덩이 근육에 힘이 들어가 고관절이 굳음. 따라서, 몸의 중심을 고관절이라고 인지하고 위치와 역할을 알아야 상체와 하체가 자연스럽게 연결됨.
고관절을 둘러싼 근육 중 관절 움직임과 균형에 기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엉덩이 근육임. 바른 자세를 위해 엉덩이를 집어넣거나 힘을 주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하면 보기엔 자세를 잡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엉덩이 근육이 굳고 골반 주변이 경직되기만 할 뿐임.
또, 엉덩이에 힘을주면, 고관절이 바낕쪽으로 향하며다리에도 영향을 끼침. 다리가 바깥쪽으로 돌아가기게 되고, 이 상테로 걸으면 발끝도 바깥으로 벌어지게 됨. 신발 뒤꿈치 바깥쪽이 안쪽보다 유난히 빨리 닳는다면, 엉덩이를 조여 다리가 바깥으로 돌아가는 습관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함.
고관절의 역할과 이치를 이해하고 엉덩이에 힘을 뺀 채 자연스럽게 앉으면, 몸의 무게는 허벅지나 꼬리뼈가 아니라 좌골로 내려감. 좌골은 골반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뼈라서, 앉았을 때 바닥과 직접 만나는 지점임.
좌골로 정확하게 앉으면 고관절을 축으로 허벅지뼈가 좌골보다 위로 올라가고 무릎, 발목이 자연스럽게 접힘.
즉, 앉아있을 때도 다리는 고관절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페달을 밟거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음.
반대로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 있거나 골반이 뒤로 말리면, 무게가 좌골에 실리지 못하고 허벅지 뒤쪽이나 꼬리뼈 쪽으로 빠지면서 고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어 다리 움직임도 둔해짐. 페달을 밟는 동작도 불편해지고, 상체와 팔은 그 불안정을 대신 버티려고 긴장하게 됨.
일반적으로 피아노 의자에 등받이가 없는 것은 뒤로 기대서 앉지 말아야 하기 때문임. 뒤로 기대는 순간 무게의 중심은 좌골이 아니라 꼬리뼈 쪽으로 밀리고, 상체는 균형을 잡기위해 등 근육을 쓰게 되서 허리와 어깨에는 긴장이 쌓이고, 손과 팔의 움직임은 둔해짐.
좌골이 의자에 닿는 지점이 앉은 자세의 균형 중심축임. 피아노 앞에서는 몸이 앞뒤로도 움직이고 좌우로도 움직이는데, 이때 중심이 좌골에서 벗어나면 다시 균형 상태로 돌아오기 어려움. 그래서 모든 움직임은 좌골을 축으로 두고 일어나야 함. 그래야 몸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해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 쉽고, 어느 각도에서든 팔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음.
왼쪽 건반으로 몸을 옮길 때 허리를 왼쪽으로 꺾어서 가는 게 아님. 좌골을 축으로 골반이 함께 움직이면서 오른쪽 엉덩이가 자연스럽게 살짝 가벼워질 수 있음. 반대로 오른쪽으로 갈 때는 왼쪽 엉덩이가 살짝 들려야함. 이건 자세가 무너지는 게 아니라, 좌골 위에서 중심이 이동하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임. 이렇게 움직여야 허리만 꺾이지 않고, 상체와 팔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음.
결국 앉기의 핵심은 단순함. 엉덩이를 조여 버티는 게 아니라, 고관절이 접히고 좌골이 벤치를 받는 상태를 찾는 것임. 그래야 몸은 안정되고, 다리와 팔은 동시에 자유로워짐.
엉덩이 힘이 빠져야 좌골이 벤치에 또렷하게 닿고, 다리도 고관절에서 편하게 움직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