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박자 불협화
글쓴이: Mark Gotham, Megan Lavengood
‘불협화’라는 말은 일상에서는 부정적으로 들리지만, 음악에서는 서로 꼭 맞지 않는 요소가 긴장과 움직임을 만듦. 화성의 불협화음처럼 박자의 불일치도 나쁜 소리를 뜻하지 않으며, 특정 양식에서는 준비와 해결이 필요할 뿐임.
박자 불협화는 두 리듬 층이 서로 다른 박자 해석을 동시에 내놓을 때 생김. Harald Krebs가 정리한 두 갈래, 곧 이동 불협화와 묶음 불협화를 중심으로 살펴봄.
이동 불협화
Section titled “이동 불협화”두 층이 같은 박자를 따르면서 시작점만 일정한 길이만큼 어긋나면 이동 불협화가 생김. 어긋난 길이를 이동 지수라고 부름.
예 1a에서는 선율과 베이스가 맞물리지만, 예 1b의 선율은 8분음표 하나만큼 늦게 시작함. 마지막 음은 종지에서 베이스와 다시 맞는데, 실제 음악에서도 도착감을 분명히 하려고 흔히 쓰는 방식임. 이동 지수는 +1♪임.
예 1. 이동 불협화의 기본 모형.
예 2의 두 성부를 따로 들으면 각각 3/4박자 네 마디로 받아들이기 쉬움. Marie Jaëll의 「Impromptu」에서는 두 성부가 함께 울리되 선율이 베이스보다 8분음표 하나 앞서 있으므로, 역시 +1♪의 이동 불협화가 생김.
예 2. Marie Jaëll 「Impromptu」(1869, 4:43)의 이동 불협화.
Bill Withers의 「Lean on Me」 B구역은 1:45와 2:36에 나옴. A구역에서 박자와 묶음이 먼저 확립되므로, B구역에서도 기준 박자는 흔들리지 않음. B구역의 형식은 「유절 형식과 AABA 형식」에서 함께 볼 수 있음.
대중음악의 손뼉은 대개 스네어 드럼을 대신해 4박자의 2·4박에 백비트를 놓음. 그런데 이 구간은 한 마디의 둘째·여섯째 8분음표에 손뼉을 쳐서 정상 위치보다 8분음표 하나 빠름. 이동 지수는 −1♪임. 백비트의 기본형은 「드럼비트」에서 확인할 수 있음.
예 3. Bill Withers 「Lean on Me」(1972)의 B구역. 괄호는 −1♪ 이동을 나타냄.
묶음 불협화
Section titled “묶음 불협화”두 층이 서로 다른 수의 펄스를 한 묶음으로 삼고, 그 수가 서로의 배수나 약수가 아니면 묶음 불협화가 생김. 세 펄스씩 묶는 층은 3층, 네 펄스씩 묶는 층은 4층으로 부름.
예 4. 2:3과 3:4 묶음 불협화의 기본 모형.
2층과 3층이 맞서는 2:3 묶음은 헤미올라라고 함. 헨델 「수상음악」 모음곡 2번의 ‘Alla hornpipe’ 9~10마디처럼 3박자 두 마디를 두 박씩 세 묶음으로 바꾸어 들으면, 종지의 긴장과 해소가 더욱 또렷해짐.
예 5. 헨델 「Alla hornpipe」(1733) 9~10마디의 헤미올라. 표면의 2층과 박자의 3층이 맞섬.
3:4도 널리 쓰이는 묶음 불협화임. 완전한 한 주기는 예 4b처럼 나타나지만, 재즈부터 전자 댄스 음악까지 실제 곡에서는 일부만 쓰는 경우가 더 많음. 아프로쿠바 음악의 트레시요도 3:4 주기의 일부로 볼 수 있음.
예 6. 위 성부의 트레시요를 3층으로 들으면, 박자에 놓인 4층과 3:4 묶음 불협화를 이룸.
트레시요가 대중음악에서 쓰이는 방식은 「대중음악의 리듬과 박자」에서 더 자세히 다룸.
Calvin Harris의 「I’m Not Alone」은 4분음표마다 울리는 베이스 드럼과 백비트 손뼉으로 단순 4박자를 분명히 세움. 그 위의 신시사이저와 베이스 리프는 16분음표를 셋씩 묶어 3층을 만듦. 리프 끝에서는 두 펄스짜리 묶음으로 길이를 조절해 두 마디마다 첫 박에 다시 닿음.
예 7. Calvin Harris 「I’m Not Alone」(2009, 0:59)의 부분적인 3:4 묶음 불협화.
묶음 불협화와 폴리리듬은 서양식 오선보보다 칸 표기로 살피면 더 간단할 때가 많음. 오선보는 박자의 위계를 먼저 세우므로 부점이나 잦은 붙임줄이 필요하지만, 칸 표기는 각 펄스의 위치를 나란히 보여 줌.
예 8. 「I’m Not Alone」의 3:4 묶음 불협화를 나타낸 칸 표기.
서로 다른 두 묶음은 펄스 수의 최소공배수에서 다시 만남. 3층과 4층은 열두 펄스마다 시작점이 일치함.
오스티나토가 만드는 묶음 불협화
Section titled “오스티나토가 만드는 묶음 불협화”오스티나토는 리듬이나 음고 동기를 되풀이함. 오스티나토의 길이가 박자와 맞지 않으면 음고의 반복 순서가 별도의 묶음을 더 선명하게 들려 줌.
스트라빈스키 「시편 교향곡」의 “Alleluia, laudate dominum”에서 베이스의 2분음표만 보면 3/2박자와 충돌하지 않음. 그러나 E♭–B♭–F–B♭ 네 음이 되풀이되면서 4박 묶음을 만들고, 선율과 다른 성부가 세운 3박 묶음과 맞섬. 먼저 3/2로, 이어 4/2로 지휘해 보면 두 층을 각각 느낄 수 있음.
예 9. 스트라빈스키 「시편 교향곡」(6:37). 오스티나토의 4층과 다른 성부의 3층이 맞섬.
불협화의 변화
Section titled “불협화의 변화”곡 안에서 박자 불협화와 일치 상태를 번갈아 놓으면 긴장과 해소를 조절할 수 있음. 「Lean on Me」도 곧은 A구역과 어긋난 B구역의 차이로 형식의 대비를 키움.
브람스 「자장가」 Op. 49 No. 4에서는 노래와 왼손이 3/4박자를 꾸준히 지키는 동안 오른손의 묶음이 단계적으로 달라짐.
- 첫머리의 오른손은 8분음표 셋씩 묶어 6/8박자처럼 들리면서, 노래보다 8분음표 하나 먼저 움직임. 묶음과 이동 불협화가 함께 생김.
- 곧 셋씩 묶는 현상은 사라지지만, 8분음표 둘씩 묶은 층이 여전히 하나 앞선 채 절 대부분을 이어 감.
- 처음의 이중 불협화가 다시 돌아옴.
- 오른손이 마침내 첫 박에 맞음. 둘째 박의 점4분음표 때문에 4분음표 하나만큼 이동한 듯 들릴 수 있지만, 사라반드식 둘째 박 강조에 가까운 약한 긴장임.
- 여섯 8분음표가 강약을 고르게 나누면서 불협화가 사라짐.
- 마지막 네 마디에서 같은 변화 과정이 한 번 더 되풀이됨.
이렇게 보면 곡은 가벼운 긴장에서 차츰 벗어나며, 자장가의 정서와도 자연스럽게 맞음.
예 10. 브람스 「자장가」에서 변하는 박자 불협화.
더 읽어 보기
Section titled “더 읽어 보기”- Mark Gotham, “The Psychology and Music Theory of Metric Dissonance” (2022): DOI
- Harald Krebs, Fantasy Pieces: Metrical Dissonance in the Music of Robert Schumann (1999).
- 박자 불협화의 두 층이 얼마나 가까운지는 정수비가 얼마나 단순한지와 견주어 생각할 수 있음.
- Krebs는 박자와 불협화음을 직접 견준 이른 사례로 Berlioz가 1837년 Journal des Débats에 쓴 글을 제시함.
- 「Lean on Me」의 베이스 기타도 여러 해석을 허용함. 낮은 G–A–C 못갖춘마디는 주된 박자를 받치지만, 셋째 박의 높은 음은 반음표 하나만큼 이동한 또 다른 4/4층처럼 들릴 수 있음. 열린 하이햇의 백비트도 4분음표 하나만큼 이동한 층으로 들을 수 있으나, 익숙한 백비트가 오히려 원래 박자를 강화한다고 듣는 사람도 많음.
- 브람스 「자장가」의 전체 악보는 아래 MuseScore 임베드에서 볼 수 있음.
이 글에 관련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 dcinside digital piano gallery에도 게시하고 있습니다. 질문이나 토론은 갤러리를 방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