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피아노 치다가 아프다면 먼저 내 움직임을 의심해야 함
손가락을 아래로 구부려서 건반을 누를 때는 아래로 굽히는 근육만 쓰면 됨.
그런데 아래로 누르면서 동시에 위로 들어 올리는 근육(신전근)도 같이 힘을 주는 경우가 있음.
스케일을 칠 때 다음 음을 준비한다고 손가락을 높이 들면, 건반을 누르는 굴곡근이 작용하는 동시에 손등을 펴는 신전근에도 힘이 들어감.
굴곡근은 당기고 신전근도 동시에 당기면,
순수하게 건반을 내리는 힘은 일부만 남고, 각 힘줄에 걸리는 장력은 둘 다 커짐.
그래서 속도는 느려지고 타건은 무거워짐.
줄다리기를 생각해 보면, 양쪽이 같은 힘으로 당기면 줄은 움직이지 않지만, 줄에는 당긴 힘만큼 장력이 걸려 있음.
손가락이 내려가더라도 그 안에서는 반대되는 두 근육이 서로 당기고 있는 상태라면, 힘은 많이 쓰는데 결과는 둔하고 작아짐.
굴곡근이 결국 조금 더 강하게 작용하니 건반은 내려가지만, 신전근이 버틴 저항을 뚫고 움직이는 거라 효율은 떨어짐.
더 중요한 건, 움직임이 상쇄되는 것과 조직에 걸리는 장력이 사라지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점임.
굴곡근과 신전근 같은 반대 근육이 동시에 수축하면, 움직임은 작아져도 두 힘줄 모두 강하게 당겨진 상태임.
건과 건초는 그 장력을 반복적으로 견뎌야 함.
건과 건초는 혈류가 적은 조직이라 계속 압박이나 마찰을 받으면 미세손상이 쌓이고 회복은 늦어짐.
그래서 아픈 것임.
곡이 어렵고, 많이 쳐서가 아니라, 작은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매번 내부에서 반대되는 근육끼리 동시수축을 하고 있기 때문임.
이 현상은 손목이 새끼손가락 쪽으로 비스듬히 꺾이는 자세에서도, 건반을 불필요하게 강하게 누르는 습관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함.
이렇게 척측 편위, 동시 수축, 과도한 힘에 대해선 이 후 챕터에서 자세히 다룸.
원본 내용 외 아래 논문을 참고함.